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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만들어 달라고 했나요-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피노키오는 짱구같은 녀석입니다. 하지 말라면 하고, 하라는 건 괜히 딴지 거는. 흔들흔들 건들건들 걸으면서 피노키오는 사고만 치다가 결국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깨닫게 되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가요. 하여간 어린시절 피노키오가 주는 교훈은 "거짓말 하지마!! 부모님 말씀 잘 들어!! 네가 잘못하면 부모님만 고생이야." 기예르모 델토로는 멕시코 영화감독입니다. 원래가 특수촬영과 특수분장 전문가였다고 합니다. 인형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을 보면서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러 사람들의 수고와 감독의 멋진 연출 솜씨에 탄복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배경은 1차 세계대전. 걸핏하면 하늘위로 전투기들이 날아다니고 언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그런 위기 상황속에서.. 2023. 1. 14.
역시 사람은 코 앞을 모른다 - 카페 만디 사람이 참 바보스럽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언제인가요. 하도 많아서 이걸 언제라고 말하기도 그런가요? 저는 그렇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정말 이렇게 멍청할 수가 있나. 하고 혼잣말을 합니다. 카페 만디는 정말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아서 멍청하다고는 하지만. 뭐 어떤가요. 이제서라도 알았으면 된거죠. 만디는 마루의 방언이라고 합니다. 경상도에서는 산만디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요. 그건 산꼭대기라는 뜻입니다. "니 머할라꼬 신새벽에 산만디까지 올라갔디노." 라는 말은 "너는 무엇하러 이른 새벽부터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온거니?" 라는 뜻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책들이 출간되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식당들이 생기고.. 2023. 1. 13.
억지로 아름다워진 인생-인생은 아름다워 집안 살림하느라 자기 몸 하나 돌볼 시간 없는 우리나라의 가정주부. 그게 어디 우리나라 뿐이겠습니까. 집안에서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는 모든 여자들은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요. 누가 나에게 너 집에서 살림할래, 돈벌래. 라고 한다면. 애석하게도 나는 그냥 돈을 벌겠습니다. 집에서 하루종일 종종대며 여섯명의 자식들, 고집쟁이 남편, 엄한 시부모님, 그리고 시골 친척들. 우리 엄마를 보면서 나는 그랬거든요. 나는 돈을 벌래. 나는 집에서 살림하지 않을래. 나는 꼭 돈을 버는 여자가 될거야. 많고 많은 꿈들 중에서 그거 하나만큼은 확실히 이루었습니다. 돈. 버. 는. 여. 자 연애할 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마 하던 남편은 결혼만 하면 세상 무뚝뚝해집니다. 자식들은 엄마 알기를 개코로 압니다. 지들.. 2023. 1. 12.
배는 부르고 주머니는 가벼워지고-옛날 오막집 오막집은 오두막집의 방언입니다. 방언이란게 원래 좀 그렇잖아요. 오두막집보다는 오막집이 좀 더 정감있게 느껴집니다. 그러고보니 우리말에 "오"로 시작되는 말들은 참 다정다감합니다. 오솔길, 오라버니, 오디, 오빠, 오롯이... 오막집 안도 꽤나 오밀조밀합니다. 좁지 않은 장소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넓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만 아주 뻥 뚫려 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합니다. 양곱창은 원래 충청북도의 향토음식이라지요. 하지만 양곱창을 검색하면 부산에 이름난 곳들이 우루루 나타납니다. 부산 자갈치에는 양곱창 골목이 있을 정도로 곱창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꽤 있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씹히는 소리가 재밌기도 하고 쫄깃쫄깃 씹는 맛이 고소하기도 합니다. 고기를 아주 좋아하지 않는데.. 2023. 1. 12.
그때도 지금도 다르지 않다-<하얼빈> 1909년 1월 7일 아침 여덟시 십분. 대한제국 황제 순종은 6박 7일의 남쪽 지역 순방 일정에 오릅니다. 고위직 아흔 명가량이 황제의 수행원 자격으로, 그리고 통감부의 고위직과 주둔군 장교들이 이토 히로부미의 수행원 자격으로 그 길을 함께 합니다. 그리고 이토는 수원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순종과 “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토의 길은 세계 정복을 향한 일본의 무력이었고 순종의 길은 충절과 법도와 인륜의 길, 그 시대로 보았을 때는 허망하고 뜬구름 잡는 길이었습니다. 이토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 또한 그러합니다. 고래의 길이 현재에 닿아서 미래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철로가 그 길입니다.” 다시 말하면, 순종이 말하는 길은 이미 케케묵은 과거의 유산이고 이제는 버려야 할 길이니 일본의.. 2023. 1. 12.
이상과 현실의 괴리 하지만 Green Book 흑인 피아니스트와 이탈리아계 미국인 운전사, 그리고 그들의 손에 들려쥔 Green Book 그 책은 호화롭고 안락한 잠자리와 입에서 살살 녹는 고급진 음식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짓밟히고 있는 흑인들을 위한 사탕발림일 뿐이죠. 1960년대 미국은 여전히 백인들을 위한 나라입니다. 백인전용식당, 백인전용공연장, 심지어 백인전용 화장실까지. 그 안에서 흑인들은 백인의 도구일 뿐입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장난감, 노래는 잘 하는 인형. 1955년 앨라바마주 몽고메리, 한 버스안에서 백인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은 흑인 여성이 경찰에 체포됩니다. 흑인들은 부당함을 주장하지만 이는 묵살됩니다. 그리고 흑인들의 참았던 분노가 터지면서 흑인들의 민권운동이 시작됩니다. 백인 전용 식당에서 시작된 sit-in 운동. 그저 ..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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