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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리뷰

일신우일신-날마다 새롭게

by 미주양 2023.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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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늘 하는 일 없이 빠르게 지나가지.

어느덧 3월의 중간을 향해 달려가는 이번 주말을. 너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늘 그런것처럼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춰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그리고 아쉬워하고 있을거야. 이렇게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왜 그 순간순간에 만족하지 못했을까. 

그 때보다 훨씬 더 시간이 빨리 흐르는 오늘을 보내면서.

나는 네가 그 순간을 좀 더 즐겼으면. 너를 다시 만날수만 있다면.

진심을 담아 너에게 말해주고 싶은데...

아침잠이 덜 깬채로 세수도 하지 않고 남편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나는 얼른 옷을 입었어.

다대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스타벅스에서 라떼를 꼭 한 잔 마시며 멍하니 풍경을 즐기고 싶었거든.

나는 주말만 되면 어디론가 나가고 싶어 안달인데 남편은 요즘 움직일 생각이 없어.

예전에는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어떤 마음일지를.

궁금해하고 물어보고 그리고 내가 해결이라도 해줄것 마냥 결론을 내렸었는데.

그런 주제넘은 짓은 이제 하지 않아. 

그냥 기다리지. 나는 그냥 옆에서 내 할 일을 하면서.

스타벅스 다대포 비치점의 2층 전망은 꽤나 멋지답니다.

스타벅스 커피맛은 어딜 가나 똑같지만.

물안개가 채 가시지 않은 아침 풍경도.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한낮의 풍경도. 그리고 해가 지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는 풍경은 최고입니다.

 

바닷가를 거닐고 싶다는 말에 선뜻 자리에서 일어났어. 

아니다. 잠깐 나는 책을 좀 더 읽어보겠다며 밍기적 댔어.

김영하의 "오래 준비해온 대답"이 눈에 들어왔거든.

그리고 시칠리아가 궁금해졌어.

시칠리아보다는 이탈리아가 궁금해졌다는게 맞겠구나.

기차가 연착을 해도. 기차가 취소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는 그들이.

물론 10년도 넘은 과거의 일이지만. 그들은 지금도 그런 삶에 불만이 없을까.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 군데군데 낚싯대가 드리워져 있었어.

어떤 기분일까. 손님없는 가게에서 손님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마음과 같을까.

그렇다면 초조하지 않을까.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아무말없이 쳐다보다가 내가 보고싶었던 영화가 마침 나오는 그 기분과 같을까.

그렇다면 물고기가 낚이는 순간은 한마디로 "아싸"라는 기분이 드는걸까.

기다림의 미학은 어느 경지에 다다른 사람들만이 느끼는 희열이 아닐까.

나에게 기다림은 여전히 초조함과 불안감의 범벅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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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찰나의 소나기를 맞았어.

괜찮은 기분이었지.

갈매기들은 목표물을 향해 쏜살같이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고 잠시 후 하늘을 향해 올라갔어.

잠깐잠깐씩 물위로 점프하는 물고기들을 보기도 하고.

나는 다른 세상속에 빠져있는 기분을 한동안 즐겼어.

다음 주말에는 도시락을 싸서 이 길 끝까지 걸어보자고 약속했지.

글쎄. 그게 다음 주말이 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언젠가는 이 길을 걸으며 묵묵히 지나간 시간들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에게 펼쳐질 미지의 시간들을 준비할 수도 있을거야.

 

때로 나에게 행복은

내 마음속의 어린아이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

 

다대포 해수욕장 앞으로 펼쳐진 데크로드를 따라 걸어보세요.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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