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토마스 맥카시
출연: 마크 러팔로, 마이클 키튼, 레이첼 맥아담스, 리브 슈라이버, 스탠리 투치
장르: 드라마, 스릴러
상영시간: 129분
개봉: 2016년 2월 24일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려 할수록 더욱 굳건히 닫히는 진실의 장벽. 결코 좌절할 수 없었던 끈질긴 ‘스포트라이트’팀은 추적을 멈추지 않고, 마침내 성스러운 이름 속에 감춰졌던 사제들의 얼굴이 드러나는데… ‘스포트라이트’팀이 추적한 충격적인 스캔들이 밝혀진다!
#1 1976년 보스턴의 한 경찰서
“그 신부가 돕던 집 같아.”
“(어이없다는 듯) 도와요?”
어머니와 어린 아이 두 명이 경찰서의 사무실에 앉아있다.
그리고 신부가 고개를 숙인 채 그들과 이야기하는 중이다.
이미 경찰들은 이런 사건이 한 두 번은 아닌 듯 하다.
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이렇게 또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갈 거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이 때 경찰서로 허겁지겁 달려오는 한 명의 신사가 고참인 듯 보이는 경찰에게 언론과의 접촉을 조심해 달라고 한다.
“누구예요?”
“검사”
“결국 법정가면 신문에 날텐데요?”
“무슨 법정?”
#2 2001년 7월 보스턴 글로브 사무실
“스포트라이트 팀을 잘 아십니까?
우린 부정, 비리를 찾는 4인 구성 팀이고 취재 내용은 기밀로 합니다.”
“지금 제 관심사는 독자들에게 필수적인 언론이 되는 겁니다.”
지역 신문인 보스튼 글로브지에 새로 부임한 편집장 ‘배런’은 ‘스포트라이트’ 팀에 보스턴의 가톨릭 교구의 성추행 사건 탐사 취재를 지시한다. 이미 30년도 넘게 계속된 교구들의 성추행 사건을 정말 기자들은 전혀 몰랐을까. 알고도 모른척 지나온걸까. 이때부터 스포트라이트 팀의 가톨릭 사제에게 성추행은 입은 피해자들과 그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을 만나 그 정황을 파헤쳐 간다. 진짜 독자들에게 필요한 언론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그들은 보여줄 수 있을까?
#3 보스턴 글로브 사장실
사장 : 무슨 일로 왔나?
편집장 : 게오건 사건 보호 명령에 이의를 제기할까 합니다.
사장 : 가톨릭 교회에 소송을 거는건가?
편집장 : 명령 취소 신청만 하는거지만..그렇습니다.
사장 : 그 정도로 중요한 일인가?
편집장 : 그렇습니다.
사장 : 교회의 반발이 심할게 뻔한데 우리 구독자의 53%가 가톨릭 신자라 걸리는군.
편집장 : 그 분들도 관심을 가질 겁니다.
이미 교회는 하나의 권력집단이다. 그들의 부정행위는 일반 국민들이 알아서는 안되는,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알려고 하면 신성모독죄에 걸린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가톨릭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런 관습에 반기를 드는 것은 개인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진정한 언론은 몇 명의 기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의 수장이 그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부정과 비리는 물 위로 드러나기 무섭게 다시 깊이 잠수를 할 수도 있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믿음은 훨씬 중요합니다.”
#4 추기경과 편집장
추기경 : 내가 도움이 된다면 주저말고 말씀하세요. 이 도시가 번성하려면 큰 기관들의 공조가 필요하답니다.
편집장 : 감사합니다만 언론이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스포트라이트 팀 기자들의 끊임없는 인터뷰와 취재 끝에 보스턴에만 무려 80명에 달하는 신부들이 게오건과 유사한 성추행 혐의가 있음을 밝혀낸다. 하지만 가톨릭 교구와 추기경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거나 적극적으로 비호한다. 성추행 피해자들은 겉으로든 속으로든 아픈 상처를 힘겹게 감추고 살아간다.
피해자 : 내 이름 써도 돼요.
기자 : 고마워요, 패트릭
피해자 : 고마워하지 말고 그 개자식들이나 잡아요.
변호사 개러비디언은 아르메니아 출신의 소수자이다. 성추행 피해자들을 변호하는 데 사력을 다하며 권력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교구 측 변호사 짐 설리반 역시 처음부터 권력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은 아니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기에 이렇게 오래 걸렸나?
스포트라이트 팀의 팀장인 월터는 과거 명단을 투고 받았지만 후속 취재를 하지 않았다. 그가 졸업한 고등학교가 가톨릭 교회 소속이었기 때문인지 가치가 없는 뉴스라고 판단했기 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침묵하였고 그 결과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난 것이다. 언론은 때로는 사명감에 불타 오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진실을 감추는데 일조한다. 현대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언론의 상업화’는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한다. 언론사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 언론사를 위협하는 기사는 기자들의 밥벌이가 되지 못하고 이런 기사들이 난무하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는 언론사의 뜻대로 열리고 닫힌다.
#5 왜 남자아이들이지?
같은 유형의 아동을 타깃으로 한 대요
저소득, 편모가정, 이혼가정.
남자애들을 노리는건 선호해서가 아니라 남자애들은 수치스럽다고 숨기기 때문이에요
피해자들은 ‘나의 교회’와 사회가 자신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고 침묵하는 데서 더 큰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사회의 침묵 속에서 피해자들은 몸만이 아니라 신앙은 물론 사회에 신뢰마저 잃고 자살을 택하였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스스로를 생존자, Survivor이라고 불렀다.
피해 당한 사실을, 수치로 여기도록 만든 구조는 ‘추행’ 이후의 삶을 더 잔인하게 만든 것이다.
힘든 사건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피해자들 대부분이 원하는건 사건 인정이에요
주교에게 사과받고 돈 조금 받는게 그분들에겐 최선이죠
가톨릭 교구의 사제들은 성추행을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잘못된 행위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과의 합의를 주선하는 변호사는 피해자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겨우 합의금 몇 푼이 전부이며 피해자들 역시 그것을 원하는 것처럼 말한다. 전형적인 쓰레기.
#6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교회측: 옳은 편에 서야지.
기자 : 그렇게 말하는 상대가 교회인데?
교회측: 좋은 사람들이고 좋은 일도 많이 했어.
좋은 행위가 나쁜 행위는 절대 등가의 법칙이 성립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죄를 지었으면 죄를 받아야 한다. 교회 역시 조직이다. 조직의 명예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잘못된 행위를 덮어주고 감싸 준다면 악행은 더 큰 피해자를 낳게 된다.
피해자 : 신부님이 찾아와서 사과를 하려고 했어요
기자 : 그 때 엄마는 뭐라고 하던가요?
피해자 : 우리 엄마요? 쿠키를 대접하더군요
범죄를 저지른 신부들은 교회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처벌을 내리겠다는 약속을 피해자들에게 하지만 그들이 받는 처벌은 지역을 옮겨가는 정도. 오히려 사실을 밝히려는 신부들은 오지로 보내진다.
하지만 더욱 가슴 아픈 건 무지한 믿음.
#7 개인의 문제로 끝나서는 안된다
교회는 단체예요. 사람으로 구성된 단체. 언젠간 사라지죠
하지만 제 믿음은 영원합니다. 나는 그 둘을 따로 생각하려고 하죠
교회가 혐의를 피하려고 법을 악용한 정황
교화가 문제 신부들을 계속해서 다른 교구로 전출보낸 정황
상부에서 체계적으로 은폐한 정황을 찾고 교회란 체계를 파헤치자는 거죠.
“교회가 법률문서를 법원에서 빼돌렸다구요?”
“그들은 모두 통제해요, 모든 걸.”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덕적 개인이라도 집단의 구조 속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비도덕적 생태계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도덕적 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개인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 좋은 제도를 만들기에 앞서 사회 구성원인 개개인이 더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선한 의지가 얼마나 모여야 나는 용기를 낼 수가 있는가. 그 선한 의지가 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구나 부정, 부패, 비리를 눈 감아 버릴 수 있다.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에겐 교회가 필요해요, 특히나 지금은.
의지할 곳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추기경님은 훔이 있긴 하지만.
사과 몇 알 썩었다고 상자째 버릴 순 없어요.”
사회 구조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의 문제가 터지더라도 대충 몇 명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우리의 기억속에서 그런 일들은 쉽게 잊혀진다. 그래도 사람은 좋아. 이런 말을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거. 짓. 말.
문제는 이러한 비도덕적인 사회에서 끊임없이 저항하고 맞서 싸워야 할 가장 중추세력인 종교집단이 앞장서서 비도덕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부처님의 설법으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그들은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
“이런걸 보도하는게 언론인입니까?
이런걸 보도 안하는게 언론인입니까?”
과연 오늘날에도 기자정신이 살아있는가?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일하고 있는가? 기자는 공정 보도를 위해서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는가? 기자는 갈등과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를 하지않고 있는가? 영화에서는 직업윤리와 공정한 행위에 대해 은근슬쩍 질문한다. 피해자들과 교구측의 합의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는 분명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글로브’지에 20여명의 성추행 신부들의 명단을 넘겼지만 기자는 이를 무시하고 넘어간다. 신문사에서도 눈 감는 일이라면! 이제 변호사는 양심의 가책없이 교회라는 힘이 강한 고객과 피해자라는 힘이 약한 고객들 사이에서 강자 편에 설 수 있게 된다.
과거, 명단을 넘겨받았음에도 스쳐지나갔던 기자에게 동료들의 질타가 이어지려는 순간 편집장은 이렇게 말한다.
“가끔 쉽게 잊지만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하지만 독자들에게 즉각적이고 큰 영향을 주는 보도
제겐 이런 기사가 이 일을 하는 이유죠.”
권력에 가까울수록 부조리에 둔감해지고 먹고 살만해지면 쇄신을 거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진실은 항상 우리의 손을 잡을 준비가 되어있다. 내가 피해자가 아닌 이유는 그저 운이 좋아서일 뿐이다.
“2002년 한 해 동안 스포트라이트 팀이 낸 관련보도만 약 600건이었다.
보스턴 대교구 성직자 249명이 성추행으로 고소당했다
보스턴 내 생존자, Survivor 수는 1,000명이상으로 추정된다.
2002년 12월, 로 추기경은 보스턴 대교구에서 사임한다.
그 후 전세계 가톨릭 성당 중 최상위에 속하는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재발령되었다.”
힘있는 가해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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