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명의 사람들이
20억 개의 목소리와
하나같이 중요하다고 아우성치는 20억개의 생각들을 가지고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것이었다
이런 세상에서는 사실 누구도 특별할 수 없었다
모든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아무도 특별하지 않았다
-이언 맥큐어, 속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날은.
우쭐해집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적당한 나들이를 하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일주일 중 주말 한 번쯤은 제대로 차려입고 외출하는 일이 꽤 기분 좋습니다.
오랫만에 가벼운 옷차림이 어울리는 날씨였습니다.
채스우드는 작지만 넉넉한 식당입니다.
테이블은 5개가 전부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아하게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채스우드는 특히 토요일에는 항상 예약이 꽉 차 있는 것 같습니다.
음식맛을 보면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내가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자리에 앉았다고 바로 주문을 받지도 않습니다.
내가 예약한 시간이 되면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 틈이 별로 길지는 않기에 메뉴판을 보면서 고민을 하기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식전에 주는 바나나 베리가 좋았어요.
일종의 허브차인데 향이 좋아서 코로 한 번, 입안에서 한 번
마지막 목 넘김까지
깔끔한 샐러드였어요. 집에서 먹는 것과 별 다를게 없는데.
아마 소스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향이 독특했어요
들기름 메밀국수. 채스우드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합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들기름이 가득해서 고소한데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서 전혀 느끼하지 않았답니다.
마지막 김가루까지 싹싹 긁어 먹었어요.
육회 감태말이. 이것도 예술이었습니다.
한 입에 쏙 넣으면 입안 가득 고소하고 향긋한 맛이 넘쳐 흐릅니다.
고기 질감도 좋아서 오래오래 씹으며 맛을 즐겼습니다.
살치살 불고기 스테이크.
7시간 동안 수비드를 했다고 합니다. 왜 불고기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어요
살짝 불고기 양념인가요. 그런데 불고기 맛은 아니었어요
함께 나온 단호박 퓨레는 따로 메뉴를 만들어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다음에는 장조림 볶음밥을 먹어봐야 겠습니다.
연어 샐러드와 함께.
오늘 하루도 덕분에 아주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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