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참 바보스럽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언제인가요.
하도 많아서 이걸 언제라고 말하기도 그런가요?
저는 그렇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정말 이렇게 멍청할 수가 있나. 하고 혼잣말을 합니다.
카페 만디는 정말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아서 멍청하다고는 하지만.
뭐 어떤가요. 이제서라도 알았으면 된거죠.
만디는 마루의 방언이라고 합니다.
경상도에서는 산만디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요. 그건 산꼭대기라는 뜻입니다.
"니 머할라꼬 신새벽에 산만디까지 올라갔디노."
라는 말은
"너는 무엇하러 이른 새벽부터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온거니?"
라는 뜻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책들이 출간되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식당들이 생기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카페들이 생깁니다.
책도, 식당도, 카페도 이름이 그 내용만큼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중요합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당기지 못하는 이름은 쉽게 손이 또는 발길이 닿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기상천외한 제목을 붙입니다.
예기치 못하고 생각하지 못한 이름들은 고객의 눈길을 끌고
그래야 장사도 잘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이름과 내용이 전혀 맞지 않아서 실망감을 줍니다.
카페 만디는 이름이 찰떡 궁합입니다.
이름처럼 카페 만디는 정말 산만디에 있거든요.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잇길을 지나야 카페 만디에 들어오는 험난한 오르막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평소 길치인 저는 부근을 다섯번은 돌고서야 그 오묘한 사잇길을 찾았지 뭡니까.
우리가 카페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거나 케잌을 먹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세상과 동떨어진 기분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켜켜이 쌓여있던 스트레스도 조금 풀리는 기분이 들어서일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곳.
나에게 카페는 그런 곳입니다.
'국내여행지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우리들의 밤이 낮보다 더 아름다운가 (0) | 2023.01.22 |
---|---|
이만큼 일했으면 이제 좀 놀아야-다낭 (0) | 2023.01.15 |
배는 부르고 주머니는 가벼워지고-옛날 오막집 (0) | 2023.01.12 |
이렇게 아름다울 것까지는 없잖아-고창 청보리밭 (2) | 2023.01.10 |
잘 먹었습니다-채스우드 (0) | 2023.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