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이런말은 사실 아주 위험합니다. 만약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거 괜히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냥 그만큼 유명하다는 말일뿐. 다른 의도는 없답니다.^^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에 조금 더 정서적으로 친근함을 느꼈던 나이가 지났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나만 나이를 거꾸로 먹는걸까요. 아무려면 어떻겠습니까. 그냥 어느 순간 내 마음이 캣츠에 끌렸다. 이런거지요.
사실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길꺼리가 없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매일 일하느라 정신이 없거든요. 각자 집중해야 하는 일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하지만 늘 일에 파묻혀 살다보니 주말이나 특별한 날에는 쉬고 싶은 마음도 한가득이고 뭔가 재미있는 꺼리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한가득입니다. 더구나 주말부부이다보니 주말행사는 서로에게 참 소중하기도 합니다. 평일 내내 떨어져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주말에는 함께 하는 외출을 하나는 만들어야 뭔가 의미 있었다.라는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주말내내 껌딱지처럼 붙어 있을 연세(?)는 아니므로 적당히 함께 즐기고 적당히 또 각자의 시간을 보냅니다.
여하튼 크리스마스에는 뭔가 공연을 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사는 저는 오랫만에 공연 스케줄을 폭풍 검색했구요. 너무 먼 거리까지 달려가는 건 이제 힘에 겨워 근처 공연을 찾다가 캣츠를 발견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캣츠는 정말 흥분됐습니다.
솔직히 저는 캣츠의 줄거리를 알지 못했어요. 그래도 공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서 미리 공부(?)해 볼 생각도 하지 않았구요. 그냥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춰서 입고 나갈 옷만 궁리하고 있었죠. 오랫만에 시외로 벗어나는 터라 우리는 점심을 먹을 곳도 미리 정했고 커피를 마실 곳도 미리 정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내 계획대로 되나요. 예약없이 찾아갔던 중국집은 그날 휴무였습니다. 혹시 그거 아세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공복이 정말 무섭다는 것을. 더 사나워지기전에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깔끔하고 괜찮은 곳이었어요. 인상 깊었던 건 로봇이 밑반찬을 자리까지 가져다주는 거였죠. 이렇게 또 사람의 일자리를 뺏어가나? 라는 생각은 잠시. 일단 배부터 채웠습니다.
자, 이제 배도 채웠으니 드디어 공연 이야기를 해볼까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요. 김해 문화회관은 대도시에 비해 공연 시설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음향 시설은 좋았습니다. 주차장이 많이 좁긴 하지만요. 문화회관 건너편에 공용 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차안내가 많이 미흡하긴 했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호응도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공연을 즐기는 방법이 조금 보수적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연작시인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을 대본으로 삼아 제작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뮤지컬 - 나무위키
뮤지컬 '오케피' 대사 中 20세기 말부터는 뮤지컬 배우도 하나의 연기자로서 인정받으면서 가수나 정극 연기자들과 역할교환이 많이 이루어지는 편. 메이저급 연기자들이 뮤지컬에 주연으로서
namu.wiki
지혜로운 고양이라. 왜 고양이들이 지혜로워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도 그러잖아요. 지혜로운 인간이 되기 위한 몇 가지 방법. 그런 것들이 고개만 돌리면 즐비하니까요. 지혜롭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마 고양이들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분명히 지혜로운 고양이를 선택하는 날인데 누가 봐도 지혜로운 고양이는 소개되지 않습니다. 뭔가 문제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고양이들은 스스로를 자랑하기도 하고 누군가에 의해 소개되기도 하면서 과거를 회상하거나 현재의 자신을 뽐내기도 합니다.
물론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이라서 자막이 좌우 그리고 중앙의 스크린에 떠 있기는 하지만 자막을 볼 필요성은 전혀 없습니다. 자막을 보다가 배우들의 아니 고양이들의 멋들어진 동작을 놓친다면 그건 엄청난 후회를 불러 일으키는 행동이 될테니까요.
뮤지컬을 볼 때는 늘 앞자리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아니었어요. 앞자리보다는 2층에서 고양이들의 전체 동작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시작부터 치밀어 올랐습니다. 바로 앞에서는 물론 고양이들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보이기는 했지만 이건 모든 고양이들이 주인공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움직임을 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층 중간 제일 앞 줄!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memory"는 물론 이미 유명한 곡이구요. 모든 장르의 곡들이 종합선물 세트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xUVZ9UPRIM
그리고 나는 일주일이 넘도록 캣츠의 노래 대사를 흥얼거리며 연습하는 중입니다. 물론 내가 캣츠로 무대에 서는 일은 없겠지만요^^ 공연을 보자마자 바로 타지역 스케줄을 찾아서 한번 더 예매를 한 건 2023 캣츠가 처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YhKyBTRR7k&t=14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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