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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리뷰

주거니 받거니. 물건도 사랑도. -다대포 모에뜨 키친

by 미주양 2023.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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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뜨 키친에서는 다대포 바다가 한 눈에 보입니다. 해가 질 무렵이면 더 아름다울것 같아요.-업체사진

봄바람이 살랑댔지. 이상하지 않아? 

따뜻한 바람이 부는가 싶으면 어느새 꽃망울들이 터지기 시작하지.

그리고 봄이 왔다고 재잘대는 듯해.

겨우내내 매말라 보이던 가지들은 조금씩 생기를 뿜어내기 시작하는게 보여.

어릴때도 그랬을까. 아니면 나이가 들면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걸까.

나뭇가지들이 망울들을 터뜨릴까 말까 "GO"를 외치기 직전의 모습들이 마음을 설레게 하지.

 

봄햇살이 밀려들기 시작하면서 집안 가득 먼지 쌓인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

집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을 하던 남편이 프로젝트를 마치고 짐을 정리해 들어오면서 집은 숨이 막혀왔어.

물건들이 하나씩 들어오니까 갑자기 참을 수가 없더군.

일단 쌓아놓고 한꺼번에 정리를 하는 남편과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하나씩 정리를 해나가는 나는 이런 면에서는 정말 맞지가 않아.

물론 어느쪽이 더 비효율적인지는 나도 알고 있지.

 

하여간 그래서 짐들을 버리기로 합의를 봤어.

몇 년이나 묵혀왔던 캠핑용품들을 중고장터에 내놓으려다가 

내가 이뻐하는 조카가 가지겠다고 해서 몽땅 안겨줬지.

그 덕에 점심을 얻어 먹었어. 

맛있는 점심을 사겠다고 아침 일찍부터 분주히 달려온 조카를 보면 그냥 웃음이 난단 말이야.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사람이 있다는 것도 내 복이라고 생각해. 

 

제주당근 퓨레샐러드-브런치로 제격인 샐러드였습니다. 뇨끼가 어울렸어요
아보카도 베이컨 비빔밥

이만큼 살았어도 나는 여전히 사는게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어.

하지만 누구 못지 않게 힘들고 다난한 시간을 버텨온 내가.

다른 누군가의 눈에 평온해 보인다는 말을 가끔 들을 때.

그건 나의 원초적인 기억 상실증 때문이라고.

그래서 모든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는 것보다는.

이것이 내 기억인듯 아닌듯. 헷갈리며 살아가는 것도.

때로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오늘 이 순간만큼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싶은.

나.의.바.램.

 

모에뜨 키친은 다대포 해수욕장과 가까워요.

주차장은 아주 좁아서 주차하기는 힘들지만.

들어서는 순간부터 짧은 탄성을 내뱉게 되는 곳입니다.

맛있는 냄새와. 맛있는 풍경이 어우러져. 맛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어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커피가 아주 맛있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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